도쿄여행 외전 (1) :: 일본 전철의 정확성.... 그 뒤에는

[ 사진 1 :: 도쿄 오다이바 유리카모메 아오미(靑海)역에서 찍은 전광판 ]

일본의 전철/지하철에 대해 접하는 이미지 중 하나는 '정확성'이다. 내가 갔던 곳은 도쿄니까 지역은 다르지만, 아무튼 타임테이블도 짜여져 있고, 별 일이 있지 않는 상황에서야 시간을 잘 지키면서 다니는 게 일본 전철/지하철이니까.
[사진 1]은 유리카모메 아오미역에서 찍은 사진이다. 전광판에는 이제 도착해야 할 열차의 도착시간을 표시해준다. 수도권 전철에서는 현재 열차가 어느 역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을 표시해줌으로써 짐작하게 만드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수도권 전철에서도 타임테이블은 존재하지만, 정확히 지켜지지는 않는다. 대충 그 시간이 되면 열차가 오겠거니~ 하는 참고용으로 전락했을 정도로 수도권 전철은 정확성이 떨어지는 편으로 평가받는다.

[ 사진 2 :: 오전 9시 28분의 신주쿠역 야마노테센(山手線) 플랫폼 (photo by spearhead) ]

문제는 아무리 열차가 정확히 오가는 일본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밀려드는 인파(일본식 표현대로라면 히토코미; 인간쓰레기가 아니다)가 발생해버리면 열차가 지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인파 때문에 일본에는 [사진 2]에 보이는 역무원 같은 사람이 푸쉬맨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통근시간대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문제는 물론 수도권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도권에서는 열차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열차가 정시 운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밟으면 된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타고 내리다가 지연된 시간을 속도로 보충을 한다는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타임테이블이 짜여진 것도 있지만, 통근시간대에 열차를 타다보면 분명히 "이 사람들 속도를 내서 시간을 맞추고 있어"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사진 3 :: 오전 8시 54분의 주오센 열차 안 (photo by spearhead) ]

통근시간대에 [사진 3]과 같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다보면, 정말 딱 한가지 생각이 머리 속을 때린다

"너무 밟으면서 운행한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철도망이 더 발달해 있는데, 때문에 입체교차도 하지만 입체교차 전후로도 평면교차가 상당히 많다. 문제는 평면교차는 선로의 극히 짧은 부분이지만 일부가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진동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평면교차하는 부분은 비교적 천천히 밟고 지나가기 때문에 열차의 진동이 발생하더라도 승객의 도미노현상 따위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은 워낙 평면교차가 많은 탓도 있고, 정해진 타임테이블에 맞춰서 운행해야 하는 압박이 있기 때문에, 평면교차에서 감속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버린다. 그 결과는 승객의 도미노현상으로도 이어진다. 실제로 다 넘어진 적은 없지만, 손잡이를 잡지 않고는 그냥 절대 다닐 수 없는 전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 사진 4 :: 아사쿠사센 전철 내부 - 출입구 앞에도 손잡이가 있다 (photo by spearhead) ]

그래서 [사진 4]와 같은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 탔을 때는 그냥 어지간히 사람이 많아서 출입구 앞에도 손잡이가 달려있구나 싶지만, 실제 타 보면 손잡이를 안 잡고는 제대로 다닐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 전철을 타본 소감은, 시간은 정확하다... 그러나 시간의 정확성을 위해서 필연적으로 희생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바로 열차의 진동이라는 점. 한국의 전철이 시간은 정확하지 않지만 그래도 승차감은 일본의 것보다는 낫다는 점에서 역시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할 수 있게 해준다.
(승차감 얘기는 흔히 얘기하는 '전철'에 대한 영역에서만 해당된다. JR의 다른 열차는 타보지 않았으니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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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린 | 2008/02/29 03:22 | 지리교육과 시선 | 트랙백 | 핑백(2)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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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저울 위를 헤매는 어린 양 :.. at 2008/02/29 13:14

... 일본 전철의 정확성.... 그 뒤에는에서 트랙백. 트랙백한 원문이 틀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 체감하는게 다르겠지요. 제 경우엔 솔직히 일본 전철이 정확하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 more

Commented by 루리카 at 2008/02/29 04:09
지연회복운전이지죠. 일본의 철도 정시운행은 세계에서도 알아주지요. 한국은 고질적인 시스템문제땜에 조착이나 정시도착하는게 이상할 정도니까요. :)
Commented by 충격 at 2008/02/29 07:52
세부적인 거 따지기 이전에 기본적 마인드의 문제라고 봅니다.
특히 방송을 보면 심하게 느끼죠.
한국: 태어난 이래로 시간표 지키면서 방송하는 걸 본 적이 없음.
시간표란 건 원래 정확한게 아니고 대강 그 때 쯤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임.
일본: 시간표대로 딱딱 방송함.
야구 중계 연장되는 경우만 빼고. (예약녹화의 적!!)
Commented by 下弦の月 at 2008/02/29 09:06
어라.. 전 자주 지연되던데요..(;;;)
제가 JR이외에는 타본 적이 없어서 사철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JR같은 경우 열차가 지연되면 도착역에서 지연확인서를 뽑아갈 수 있어요. 한국은 열차지연으로 지각하면 얄짤 없지만, 일본은 열차지연확인서만 있으면 20분 정도는 봐주더라는..
Commented by 까날 at 2008/02/29 09:23
예전에 아마가사키시에서 벌어진 JR전철 탈선사고의 원인이 바로 저 '밟기'였다고 하죠...
Commented by 카린 at 2008/02/29 10:18
루리카 ::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군요 +_+ 고질적인 시스템 문제가 도대체 무엇인지가 궁금하군요 ㅎㅎ

충격 :: 뭐- 세계적으로도 '코리안 타임'은 알아주지 않습니까? 하하하하하... (관계 없나?)

下弦の月 :: 저도 사고라든가 심지어 강풍 때문에 지연된다는 소식은 자주 접했어요. 그치만 그런 상황이 없는 그냥 보통의 경우에서는 시간은 제법 잘 지키더라구요. 그나저나 열차지연확인서를 발급해준다니 놀라운데요 +_+

까날 :: 네- 평면교차에서도 그냥 밟아버려요... 많이 덜컹거리더군요.
Commented by 再翾悕狼 at 2008/02/29 10:38
bbbbbbb 진짜 출근시간때 JR 처음타본사람으로써 공감합니다.ㅠㅠㅠㅠ
마지막에 타서 푸싱도 당한데다가, 덜컹거려서 그쪽으로 사람들이 다 몰리는바람에
압사까지 당할번한 ㅠㅠㅠㅠㅠㅠㅠㅠ

버스조차 초까지 맞춰 들어오는 일본이니 그러려니 해야죠 /후...
Commented by 아돌군 at 2008/02/29 10:48
처음에 일본 신문에서 방송시간표를 봤을때, '분'단위로 표기되어있다는걸 보고는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방송도 맞춰서 한다는것에 더 경악.
Commented by Spearhead at 2008/02/29 11:03
정시성 자체는 정말 최고지만
...그놈의 환승 시스템이 엉망이라 한국보다 못한 것 같아-_-;;;(특히 JR-사철 간 환승)
Commented by 희정 at 2008/02/29 11:05
열차 지연확인서..가끔 발급 안해줘요..(먼산)
Commented by 매드캣 at 2008/02/29 11:14
JR은 지연확인서 잘 발행해주는데 사철은 받아본 기억이 별로...- _-
특히나 늦잠자서 늦었을때 발행하면 럭키한 날인거죠.
아침 출근시간대는 요즘도 겪지만 오징어가 되어서 출근합니다. 꾹꾹 눌러담김.
재미있는건 너무 빨리 달려서 열차시간 맞추려고 한 역이 장시간 정차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Commented by 고물 at 2008/02/29 11:41
밸리에서 보고 왔습니다.
3년인가 전에 일본에서 일어났던 탈선사고도 시간을 맞추느라 무리해서 밟았던 게 원인이었다죠, 역시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나봐요(먼산)
Commented by 카에 at 2008/02/29 12:06
그러고보니 일본어 듣기시간에 열차탈선 사고 뉴스로 수업한적이 잇엇는데 이것때문일지도 모르겟군요..

정시성과 안정성 둘다 확보하면 좋을텐데 그게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불의의 사고예방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정시성을 좀 포기하는편도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우리한국처럼 좀 고질적인거는....
Commented by Lucifer at 2008/02/29 13:40
글쎄요, 저건 "다이어를 잘 지킨다"라기보다 "다이어 자체"가 저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JR이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초단위의 초과밀 다이어를 굴리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지연되도 바로 연쇄적으로 교통망이 마비될 수 있거든요.

뭐, 신칸센이 1분도 안되는 시간 지연됐다고 기관사가 시말서를 쓰는 나라가 일본이니까요.
[재작년인가 이런 일이 한번 신문에 난 적이...-_-;;]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8/02/29 13:46
지연에 대한 강박관념은 일본>(넘사벽)>한국>>유럽쯤 됩니다.
Commented by Earthy at 2008/02/29 14:10
진짜, 분단위로 지키려고 무지막지하게 밟더군요.
......통근 시간에 츄오선(타카오->도쿄) 쾌속 탔을 때 느낌 상으로는 틀림없이 100 넘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츄오선의 통근 시간 최고 속력은 120km/h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전철이 무궁화호보다 빨리 죽어라고 밟는다고 생각하면... 어이쿠야.
그나마 신주쿠에서 도쿄방면으로 가는 거라 다행이었지...
반대방향이었으면 급커브 돌 때 시속이 90은 나온다는 이야기인데... 무섭군요.
Commented by Earthy at 2008/02/29 14:12
참, 그리고...
JR 다른 것도 시간은 엄청 정확한 듯 합니다.
제가 선라이즈 세토라고 도쿄역세어 밤 10시 출발해서 밤새 달리는 침대열차를 탔는데...
제가 내릴 역인 오카야마에 딱 정착하더군요.
그리고 거기서 갈아탄 하카다행 히카리 레일스타도 정착했습니다.
Commented by 이동욱 at 2008/02/29 15:10
전 매일 소부센을 타고 다녀서 그런지...
아침에 시간표보다 5분정도 늦게
(8시15분전차가 20분에 온다던지)오는건 매일 그러고...
그럼 밟기라도 하느냐..전차가 꽉꽉 막혀있어서
보통때 신코이와에서 아키하바라까지 15분이면 가는거
아침엔 20~25분 걸리던데요 ㅠㅠ

아 소부센 어떻게 해결좀 해줘...

ps.야마노테센이랑 케이힌토호쿠센은 막 밟더군요.
ps2.그보다 스크린도어좀 깔아봐....
Commented by Dataman at 2008/02/29 15:57
정시에 대한 관념은 사철이 훨씬 강합니다. JR은 시내 보통열차의 경우 제법 밀릴 때도 있어요.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원래 20분 걸리지만 이 시간대는 좀 늦어져서 25분이다...하면 그건 매일 비슷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철은 어림 없더만요 -_-;; 하기야 달랑 복선에 (대피선도 몇개 없이) 4~5개 등급 굴리는 게 보통이니 불가피하겠지만.

여담이지만 근래 경인선의 경우 막차대는 거의 시간이 맞게 다니더군요.
Commented by akachan at 2008/02/29 16:01
이동욱 / 그럴 때는 신코이와에서 쇼부카이소쿠를 탄 다음에 바쿠로쵸에 내려서 아키하바라까지 걸어가세요. 바쿠로쵸에서 아키바 쇼센까지 빨리 걸어가면 8분 정도 걸림.
Commented by 실러 at 2008/02/29 16:44
며칠전에 무궁화호 28분 연착에 전석역좌석 크리까지 먹었는데도 사과 방송만으로 끝내던 코레일과 비교하면 어느쪽이 더 나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02/29 22:20
한국은 열차 배차 간격이 긴 1호선 같은 경우엔 엄청나게 밟아대는 것 같습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그런데 도시철도공사 노선 같이 노선이 짧은 경우엔 속도를 빨리하는 대신에 배차를 촘촘하게 하다 보니깐 오히려 속도는 더 느려지는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solette at 2008/02/29 22:56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좀 시간 좀 맞춰줬으면 좋겠습니다.
지하철 막차같은 경우 15분 늦게 나타난 적도 있더군요. 덕분에 환승역에서 막차놓친 적도 있다보니 한국의 지하철의 제멋대로 운행은 정말 이가 갈립니다.
Commented by 5 at 2008/02/29 23:26
개인적으로는 좀 느슨하게 사는게 좋아서인지 한국 스타일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실러님이 말씀하신 케이스는 매우 안좋게 느껴지지만요. 적어도 10분 안쪽으로는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근데 1분단위는 좀 위험할 것 같아요. 일본의 경우처럼 과속한다거나 할 필요까지는...
Commented by 아스키 at 2008/03/01 01:50
그 시간대를 맞출려고 전철 운전사(JR선)가 속력을 내다가 커버철로에서 제어하지 못하고 빌라단지와 충돌한 사건이 일었답니다...일본도 그 문제점이 드러난 사건이기도 하지요..(2004년도~2005년도쯤에 일어난 도쿄수도권 사고[지하철독가스살포사고이후]였음)
Commented by 트러블슈터 at 2008/03/09 10:37
저걸 보면서 일본이 왜 유독 열차사고가 많은 지 알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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